[벳푸여행]메뉴는 딱 두 가지, 커피나 코코아. 벳푸 카페 나카무라 커피점(べっぷなかむら珈琲店)

오이타현 벳푸역에서 기타큐슈 고쿠라역까지 JR소닉 특급 열차를 예약해 놨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벳푸역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파서 벳푸의 유명한 음식인 ‘벳푸 냉면’을 찾았는데 가는 곳마다 문이 닫혀있어서 절망하던 차에 간판이 예뻐서 들어갔던 카페, 벳푸 나카무라 커피점(べっぷなかむら珈琲店). 구글 지도나 인스타그램을 뒤져서 찾는 게 아닌, 정말 우발적으로 들어간 카페라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석 같은 시간을 보냈기에 여러분께도 소개해 드립니다🙂

 


 

메뉴는 딱 두 가지, 커피나 코코아 중에 고르세요

▲발길을 멈추게 한 벳푸 나카무라 커피점의 간판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올 법한 영화관(알고보니 벳푸 시내에 있는 유일한 영화관이었습니다)에 다닥다닥 붙은 포스터 옆에서 나카무라 커피점을 발견했습니다. 저 혼자였다면 아마 들어갈 엄두도 못 냈을 텐데 친구가 워낙 모험가여서 따라 들어갔답니다.

워낙 레트로 감성을 좋아해서 레트로한 카페, 건물, 레스토랑도 좋아하는 편인데 나카무라 커피점의 레트로함은 격이 달랐어요.
오래된 영화관 옆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신문을 보며 카운터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할아버지들이 간간히 내뿜는 담배연기 때문인지(일본은 실내 흡연이 가능하답니다 T_T 물론 가게에 따라서는 금연인 곳도 많아요), 일본어도 영어도 아닌 처음 들어보는 언어의 노래가 계속 흘러나와서 인지 모르겠지만 절로 ‘이건 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벳푸 나카무라 커피점 내부

 


킷사텐(일본 다방? 정도 되려나요)에는 보통 나폴리탄이나 샌드위치 같은 메뉴가 있기 때문에 식사도 여기서 해 버리자! 하고 들어간 거였는데 메뉴는 딱 두 가지였습니다. 커피 혹은 코코아. 따뜻한 거 혹은 차가운 거 중에 고르셔야 해요. 

생각치못한 메뉴 구성에 당황스러웠지만 냉면을 찾아 헤매느라 카페인도 필요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이스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친구와 한참 사진을 찍다 보니 아이스커피가 도착했습니다. 겉보기엔 일반 커피와 다른 모습은 크게 없었어요.

 

 

▲아이스커피 450엔

 

일하다가, 더울 때 아아를 드링킹하는 습관은 있지만 어떤 커피가 맛있고 맛없고는 딱히 구별하지 못하는 저인데 레트로 한 분위기의 영향인지, 나이 지긋한 사장님이 오래된 기구를 이용해 내려주신 커피라 그런지 평소 마시던 커피보다 훨씬 깊고 진한 맛을 느끼고 왔습니다. 제가 커피맛 잘알이면 조금 더 자세한 맛 설명이 가능할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에요. 한편으로는 따뜻한 커피로 시켰으면 더 맛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집에 와서 찾아보니 나카무라 커피점은 벳푸에서도 알아주는 커피 전문점이었습니다. 단골 손님들이 카운터에서 마스터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 시간 커피를 즐기고 가는 그런 장소. 구글 지도 평가에 한국인이 작성한 내용도 있었는데요, 본인이 한국인인 걸 알고 마스터가 자기도 한국을 참 좋아한다고 여행도 다녀온 적이 있다고 친근하게 이야기를 해 주셨다고 해요. 다음에 벳푸에 갈 일이 있으면 카운터석에 앉아서 한국 여행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번에 못 마시고 온 나머지 메뉴, 코코아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참고] 이곳은 흡연이 가능한 카페인 듯 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초반에만 담배 피우는 분이 계셨고 그 이후에는 아무도 안 피셔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그래도 냄새가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ㅠㅠ 이용에 참고 해 주세요.





📍벳푸 나카무라 커피점 べっぷなかむら珈琲店
[위치] 1 Chome-2-12 Kitahama, Beppu, Oita 874-0920 [지도보기]
[영업시간] 12:00~18:00
[휴무일] 화요일
[메뉴] 커피 450엔 / 코코아 5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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