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갈한 일본 가정식 런치를 먹고 온 고게쓰도(湖月堂)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상하게 요즘 고게쓰도에서 밥을 먹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글을 잘 썼나 봐요. 이날은 일본식이라고 해야 할지, 양식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한 야끼 나폴리탄을 먹고 확신의 일본식 디저트 ‘젠자이’를 먹고 왔습니다. 잘 먹고 온 사진, 같이 구경해 주실래요?
일본 화과자집에서 먹는 야끼 나폴리탄과 몽블랑 파르페
고게쓰도는 약 1895년부터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기타큐슈의 오래된 화과자 전문점입니다. 기타큐슈뿐만 아니라 하카타역 등 후쿠오카시 곳곳에도 가게가 있어서 후쿠오카여행 오신 분들은 한 번쯤 쓱 지나치셨을 수도 있어요.
기타큐슈 우오마치 상점가에 있는 고게쓰도의 본점은 킷사텐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화과자 구입은 물론 식사도 가능합니다. 지난 번에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인 쇼카도 벤또를 먹었는데 오늘은 방향을 확 틀어서 야끼 나폴리탄(1,100엔)에 도전했습니다.
우선 나폴리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이름은 왠지 이탈리아를 연상케 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요리라고 합니다. 일본식 스파게티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소스의 주 재료는 토마토 케첩입니다. 케첩 소스가 올라간 스파게티가 되겠네요. 일본의 오래된 킷사텐 메뉴에는 대부분 이 나폴리탄이 들어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음식입니다. 보통 잘 구워서 철판 위에 올려져서 나오는데 고게쓰도는 한 술 더 떠서 치즈 그라탱처럼 만들어서 팔고 있더라고요. 이렇게요.
케첩 소스 + 소시지 + 스파게티 + 치즈 조합인데 맛이 없으면 이상하겠죠. 어쩌면 유치할 수 있는 맛 조합인데 아는 맛이 더 무섭잖아요? 이날도 365일 다이어터의 본분을 잠시 접어두고 싹싹 비우고 왔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탄수화물 만세입니다.
이날은 연말연시 맞이 점심식사자리였기 때문에 식사만 먹고 끝내기엔 아쉬워서 다 같이 디저트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여기서는 확실하게 일본 느낌이 나는 시라타마 젠자이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밤에 진심인 고게쓰도답게(밤 만주가 가장 유명해요) 몽블랑 파르페가 있었기 때 이것도 같이 시켜보았어요. 먹는 사진 또 나옵니다.
젠자이 내용물은 빙수용으로 곱게 간 얼음이나 한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과식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저는 얼음을 선택했습니다. 얼음은 물이니까요^^ 화과자집답게 팥 앙금이 엄청 맛있었어요. 그리고 시라타마(하얀 떡)도 엄청 쫄깃했고요. 원래 팥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즘 팥 들어간 게 왜 이렇게 맛있나 모르겠습니다. 나이 탓일까요^^;
그리고 같이 간 일행이 시킨 몽블랑 파르페(900엔)입니다. 역시 밤 만주 맛집이라 그런가 밤 디저트에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 파르페는 윗 부분만 맛있고 아래로 가면 시리얼이나 아이스크림으로 대충 자리만 채워둔 듯한 게 많은데 고게츠도의 파르페는 달랐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알차게 맛있었어요. 물론 시리얼도 안 들어있었고요. 화과자집이지만 파르페 맛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타 디저트에 비해서 가격대가 좀 높았지만 이 구성이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단, 밥 많이 먹고 후식으로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았습니다. 후식으로 파르페를 먹으려면 밥양 조절이 필요합니다.
단기간에 두번이나 다녀온 기타큐슈 맛집 고게츠도를 다시 한번 소개해 드렸습니다. 일본에 왔으니까 일본 스러운 음식이 먹고 싶어! 혹은 정갈한 분위기에서 점심을 먹고 싶어! 혹은 디저트 한번 제대로 먹어보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매우매우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고게츠도에서 일본식 벤또 먹은 첫 포스팅▼
📍고게쓰도 본점 湖月堂 本店 [위치] 1 Chome-3-11 Uomachi, Kokurakita Ward, Kitakyushu, Fukuoka 802-0006 [지도보기] [영업시간] 화과자 판매 09:00~19:00 킷사텐(식사) 11:00~20:00 (L.O 19:00) [휴무일] 없음 [추천메뉴] 야끼 나폴리탄 1,100엔 / 몽블랑 파르페 900엔 [한국어 메뉴판 유무] 없음 / 메뉴판에 사진이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