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바 좋아하세요? 돈코츠 라멘이 태어난 후쿠오카현에 살고 있지만 저는 사실 라멘보다는 우동, 우동보다는 소바를 좋아한답니다. 이왕이면 역사가 긴 노포 소바집을 찾아가는 편인데 회사 근처에 마침 그에 부합하는 가게가 있답니다. 저의 최애 소바 전문점이자 소바집을 운영하는 가족들을 다룬 일본 드라마가 있다면 바로 이런 풍경이지 않을까 싶은 '도쿄안'을 소개합니다.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 소바집, 도쿄안
도쿄안은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타큐슈 대표 소바 맛집입니다. 가장 가까운 역은 니시고쿠라역인데 고쿠라역에서 걸어도 그리 멀지 않고 고쿠라성, 리버워크 기타큐슈와도 가까운 곳에 위치합니다.
큰 대로변에서 낮은 건물들이 즐비한 뒷길로 들어서면 여기는 분명 기타큐슈인데 '도쿄'라고 턱! 걸려있는 노렌(のれん)과 마주치게 됩니다. 우선 외관부터 일본 감성이 넘치지 않나요?
내부로 들어서면 더 일본스럽습니다. 테이블석과 다다미석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친절한 할머님 혹은 할아버님이 안내해 주십니다. (가끔 사람이 많을 때는 합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도쿄안 메뉴 추천 : 텐자루 소바와 가츠동
메뉴는 일본어 메뉴 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 메뉴는 역시 소바인데요. 소바만큼 유명한 것이 바로 가츠동(カツ丼)입니다. 이날은 욕심을 좀 부려서 텐자루 소바(튀김이 함께 나오는 소바)와 가츠동 작은 사이즈를 시켜보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도 비슷하게 시켰는데 정말 이걸 다 먹을 수 있냐고 몇번이나 물어보시라고요. (결론 : 다 먹었습니다)
짠! 도쿄안의 조(上) 텐자루 소바(1,400엔)입니다. 소바와 각종 튀김이 들어있습니다. 튀김의 종류에 따라 조(上)텐자루 , 나미(並)텐자루로 나뉘는데 이왕 먹는 거 조(上)로 시켰습니다.
튀김 종류는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간 날은 양파, 당근, 피망, 가지, 단호박, 새우였습니다. 소바집에 가면 튀김도 꼭 먹어봐야한다고들 하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새우는 말할 것도 없었고 전부 다 맛있었어요. 의외로 양파가 복병이었습니다. 햄버거 집이나 안주로 어니언링을 먹어본 적이 많은데 이렇게 맛있던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매운 맛이 전혀 없고 오히려 아주 달았어요.
소바를 거의 다 먹을 때즘 소(小)가츠동(600엔)이 나왔습니다. 보통 가츠동 위에 올라가는 돈까스는 넓은 고기 한장을 통으로 튀긴 다음에 썰어서 올리는데 도쿄안의 가츠동은 한입 크기로 자른 상태의 고기를 튀기기 때문에 고기 전체에 튀김옷이 입혀져 있습니다. 때문에 튀김옷이 벗겨지는 일이 없답니다. 어찌보면 가츠동은 굉장히 흔한 메뉴인데 이런 한끗 차이가 있어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무리
정말 오랜만에 찾아간 도쿄안이었는데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오랜 시간 한곳에서 영업한 내공이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투박한 실내 분위기도 변함 없이 그대로여서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도쿄안은 배달도 하는데요. 우버잇츠, 데마에칸 등 배달 앱을 이용한 배달이 아니라 직접 가게 직원분이 배달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식사 중에 여러 곳에서 배달 주문 전화가 걸려오는 걸 들을 수 있었어요. 어지간한 맛집이 아니라면 이렇게 자체 배달 시스템을 유지하기는 힘들겠죠? 저는 가게 관계자도 아니지만 괜시리 제가 다 뿌듯해졌습니다.
오랜 역사와 그 역사를 뒷받침하는 맛있는 식사를 느낄 수 있는 도쿄안, 기타큐슈 여행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
📍도쿄안(東京庵)
- 위치 : https://maps.app.goo.gl/Bbhu7zfJ2ouM6RZ76 JR니시고쿠라역에서 도보 5분
- 영업시간 : 11:00~19:00 /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 대표메뉴 : 조 텐자루 소바 1,400엔 / 가츠동(보통 사이즈) 80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