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여행에서 꼭 먹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돈코츠 라멘입니다. 돈코츠 라멘(豚骨ラーメン)은 돼지뼈를 우려서 만든 수프가 특징입니다. 후쿠오카현에서 산지 어언 6년 차지만 사실 돈코츠 라멘을 제가 먼저 찾아가서 먹은 경우는 정말 손에 꼽힐 정도인데요,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는 사실 시오 라멘(塩ラーメン)을 더 좋아하고 라멘보다는 우동을 더 좋아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저처럼 돼지 누린내에 민감하지만 돈코츠 라멘은 먹어보고 싶다!하는 분께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후쿠오카 텐진에 있는 ‘원조 아카노렌 셋짱 라멘(元祖あかのれんせっちゃんラーメン)’입니다.
SINCE 1948 웨이팅은 기본! 내 피셜 이치란 보다 맛있는 돈코츠 라멘집
1월 첫째주 금요일, 볼일이 있어서 반차를 쓰고 후쿠오카 텐진으로 향했는데 식사 전이라 배가 너무 고프더라고요. 원래 이 볼일을 끝내고 미리 봐 두었던 카페에서 토스트를 먹으려고 했는데 지나가면서 보니까 줄이 엄청 긴 집이 있는 겁니다. 딱 봐도 이 근처에서 일하는 회사원들이 줄을 서 있는 걸 보고 ‘아, 여긴 백 프로 맛집이겠다’ 싶어서 구글 지도에서 평점과 리뷰를 확인하고 무작정 줄을 선 곳이 바로 이 라멘집이었습니다.
구글 리뷰에 이치란 라멘보다 잡내가 덜하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면 먹을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죠.
원조 아카노렌 셋짱 라멘은 1948년에 후쿠오카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3대째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카타 라멘의 원류(源流)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후쿠오카에서는 유명한 집입니다. 금요일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제 앞에 다섯 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고 제 뒤로도 어느새 줄이 꽤 길어졌었습니다. 줄에 외국인은 저 혼자였고요. 한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아요. 회전율은 라멘집이라 그런지 빠른 편입니다.
가게 내부는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혼자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 많은 모양인지 일부 테이블석은 중간에 불투명한 아크릴판이 설치되어 있어서 앞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게(?)해 두셨더라고요. 덕분에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라멘(ラーメン) 나미(並 보통) 사이즈로 시켰습니다. 가격은 580엔이었어요. 이치란 라멘이 요즘 980엔으로 올랐다던데 훨씬 저렴했습니다. 다른 손님들 주문하는 걸 들어보니 라멘 정식이나 A런치도 많이 시키는 것 같더라고요.
라멘 정식(ラーメン定食)은 라멘 보통 사이즈와 교자 3개, 하프 사이즈 볶음밥까지 780엔이었습니다.
A런치는 라멘 보통 사이즈와 하프 사이즈 볶음밥 구성으로 700엔이었습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정말 괜찮더라고요. 왜 회사원들이 많이 줄을 서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제가 시킨 가장 기본적인 라멘입니다. 면과 차슈, 멘마, 파가 토핑 되어 있습니다. 면은 굉장히 가는 편입니다. 다른 지역의 라멘에 비해서 하카타 라멘에 사용되는 면은 가느다란 편인데 아카노렌 셋짱은 그것보다 더 가늘었어요. 면 굵기만 보면 소면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돼지뼈 육수답게 수프색이 다소 진하지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찾아보니 수프는 16시간 동안 끓여서 만든다고 하던데 오래 끓여서 진하게 우러난 것치고는 잡내도 없고 먹기 편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지인들이 오면 이치란 라멘보다는 이곳을 데리고 갈 것 같아요. 제 입맛에도 잘 맞고 전국 체인인 이치란 라멘보다는 후쿠오카에서만 먹을 수 있는 라멘이기도 하니까요.
맛도 좋고 부담스럽지 않은 양과 면 굵기여서 저는 더 좋았는데 든든하게 드시고 싶은 분들은 큰 사이즈를 시키시거나 라멘 정식이나 A런치를 시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혹은 여기서 라멘 드시고 2차로 다른 걸 드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 📍원조 아카노렌 셋짱 라멘 본점(元祖赤のれんせっちゃんラーメン本店) [위치]〒810-0041 Fukuoka, Chuo Ward, Daimyo, 2 Chome−6−4 プラスゲート天神 1Ｆ [위치보기] [영업시간]11:00~22:00 [휴무일]매주 화요일 [추천메뉴]라멘 580엔(보통 사이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