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지역에서 면 요리라고 하면 보통 돈코츠 라멘이 대표되는 것 같아요. 오죽하면 후쿠오카시의 마스코트가 라멘 그릇을 뒤집어쓴 돼지일 정도랍니다. 이런 돈코츠 라멘의 동네에서 돈코츠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 라멘 먹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시오 라멘, 쇼유 라멘 등 다른 라멘을 먹고 싶어도 선택지가 돈코츠 라멘에 쏠려 있기 때문인데요. 반갑게도 비 돈코츠 라멘 전문점이 아닌 토리소바 전문점이 고쿠라역 뒤편에 새롭게 오픈을 했습니다. 야마구치현의 유명한 맛집, 토리소바 카오루 고쿠라점입니다.
먹어도 살 안 찔 것 같은 깔끔함! 토리소바 카오루
토리소바 카오루(鶏そばカヲル)는 야마구치현 지역에 본점을 둔 라멘 전문점인데, 야마구치현 이외에 지역에 분점을 낸 건 고쿠라점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고쿠라점은 JR고쿠라역 신칸센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답니다. 보통 고쿠라의 음식점은 역 앞(고쿠라역 고쿠라성 출구) 쪽에 많이 몰려있는데 요즘은 이 신칸센 출구 쪽에 카페, 이자카야가 많이 생기고 있답니다. 아주 바람직한 일이죠.
흔히 소바하면 메밀 국수가 떠오르는데 여기서의 소바는 중화소바(中華そば)를 의미합니다. 일본의 메이지 시대 초기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라멘을 '소바'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토리소바는(鶏そば)란 닭고기 베이스 시오 라멘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토리소바 카오루는 이름에 걸맞게 토리소바가 메인인데 토핑에 따라서 그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토리소바에 물만두를 올린 토리소바 시오 스이교자(鶏そば塩 水餃子), 치즈가 올라간 토리소바 시오 치즈(鶏そば塩 チーズ), 고쿠라점 한정 판매 중인 토리소바 시오 레몬(鶏そば塩 レモン)등이 있습니다. 저는 한정 메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토리소바 시오 레몬(880엔)을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이 집은 식권 자판기에서 식권을 구입해서 점원에게 식권을 건네주면 되는데, 결제는 현금만 가능합니다.
고쿠라점 한정 메뉴인 토리소바 시오 레몬입니다. 받자마자 저절로 침이 넘어갈 정도로 레몬향이 확 느껴졌습니다. 레몬 토핑, 그리고 파, 미즈나(水菜), 닭고기 차슈도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어요. 그리고 돈코츠 라멘과는 다르게 굉장히 맑은 국물이 눈에 띕니다.
토리소바 시오 레몬 메뉴에는 레몬 토핑에 더불어 레몬즙까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일반 토리소바 메뉴와 비교해 살짝 노랗더라고요. 저는 원래 레몬물도, 레몬에이드도 좋아해서 그런지 레몬맛에 딱히 거부감은 없었는데 같이 간 친구는 레몬 산미가 너무 강력해서 일반 토리소바 메뉴가 더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무난하고 실패 없는 맛을 원하신다면 일반 토리소바를, 저처럼 레몬 신맛도 끄덕없다 하시는 분들은 한정 메뉴로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레몬이 꽤나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비타민 충전을 제대로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식욕이 계속 올라옵니다......:)
참, 그리고 토리소바 카오루의 면은 라멘 면발치고는 두께가 있는 편입니다. 이전에 소개한 텐진 아카노렌 셋짱과 비교하면 1.8배는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보통 면이 두꺼우면 부대끼거나 무거운 식감이 되기 쉬운데 정말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덕분에 호로록호로록 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아닌 장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토핑된 미즈나(水菜)와 같이 먹으니까 아삭한 식감에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서 아주 재미있게, 또 맛있게 먹었습니다. 돈코츠 라멘은 싫지만 일본에 온 김에 일본 라멘을 드셔보고 싶은 분께 고쿠라역 맛집 토리소바 카오루를 추천드립니다.
📍토리소바 카오루 정보
-위치 : 2 chome-10 Sakaemachi, Shunan, Yamaguchi 745-0037 [위치보기]
-영업시간 : 점심 11:30~14:30 / 저녁 17:00~21:00
-추천메뉴 : 토리소바 차슈 930엔(인기메뉴 1위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