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 먹방 여행을 한다면 보통 돈코츠 라멘이나 미즈타키, 모츠나베, 텐진 호르몬, 키와미야 함바그를 떠 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저도 보통 친구들이 오거나 하면 이런 대표적인 메뉴 먼저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런 맛이 진하고 깊은 메뉴들 말고 산뜻한 일본 요리를 먹고 싶을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다녀온 신슈소바 무라타를 소개합니다.
후쿠오카에서 나가노 명물 신슈소바 먹기
일본 토호쿠 지방의 나가노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 나가노 현을 대표하는 향토 요리 중 하나가 ‘소바’입니다. (’신슈’는 나가노 현의 일대를 뜻합니다) 나가노 현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메밀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해요. 나가노 현의 브랜드 소바를 ‘신슈 소바’라고 하는데, 품질을 지키기 위해서 메밀가루가 40% 이상 들어간 소바면에만 신슈 소바 인증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나가노 현에는 도가쿠시 소바 등 다양한 소바가 있다고 하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신슈 소바 무라타에 가면 이 신슈 소바를 드셔 보실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라면 기온역(祇園駅)에서 가는 게 가장 가깝고 하카타역에서는 걸어서 약 15분~20분 정도면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신슈 소바 무라타는 후쿠오카 내에서도 손꼽히는 소바 전문점인데요. 미슐랭 가이드에서도 소개되었고 타베로그(일본 맛집 평가 사이트)에서도 소바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곳입니다.
점심시간대는 늘 줄은 선다고 해서 저는 일부러 애매한 시간대인 평일 4시쯤에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웨이팅은 없었지만 꽤 사람이 많아서 카운터석 빼고는 다 만석이었답니다.
원래는 따뜻한 소바를 먹으려고 했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차가운 소바가 먹고 싶어서 가장 기본 메뉴인 모리 소바의 스몰 사이즈(650엔)를 주문했습니다. 소바집은 대체로 덮밥 메뉴와 튀김 메뉴가 맛있기 때문에 꼭 같이 먹어봐야 하는데 저녁에 따로 먹고 싶은 게 있어서 스몰로 시켰답니다. 그리고 후회했습니다.
제 생각보다 더욱 작고 소중한 스몰 사이즈의 소바였거든요. 정말 한입에 꿀꺽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으나 마음을 부여잡고 여러 번 나눠서 먹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냥 보통 사이즈로 시켜도 되었을 것 같아요. 실패했습니다.
메밀 함량이 높은 소바 면은 퍼석퍼석하고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강한데요. 이 곳의 소바가 딱 그러했습니다. ‘후루룩’보다는 ‘뚝뚝’이 어울릴 것 같아요. 그만큼 메밀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죠. 메밀 본연의 맛을 느끼면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소바 소스(쯔유)였습니다. 소바집의 쯔유는 가게 별로 천차만별인데 무라타의 쯔유는 하나도 안 짜서 좋았습니다. 간혹 쯔유 자체가 짜면 살짝 물 타서 희석시킬 정도로 짠 걸 좋아하지 않는 저라서 더 입맛에 맞았을 수도 있어요. 규슈 지역의 간장을 아마 쇼유(달달한 간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맛이 강한 편인데 이곳보다 북쪽인 나가노현의 맛이라 그런지 깔끔한 맛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카타역 근처에서 소바집 찾으시는 분들, 산뜻한 일본 요리가 드시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아쉬운 점 : 사진이 없는 일본어 메뉴판
코로나 이전에는 한국어, 외국어 메뉴가 있었다던데 아무래도 외국인 손님들이 오지 않았던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외국어 메뉴는 현재 없다고 하더라구요(2022년 11월 중순 기준). 메뉴에 요리 사진이 없고 일본어만 덜렁 쓰여 있어서 일본어를 못하시는 분들은 주문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글 이미지 번역 등 사진을 번역해 주는 어플을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슈소바 무라타(信州そばむらた)
[위치]2-9-1 Reisenmachi, Hakata Ward, Fukuoka, 812-0039 [지도보기]
[영업시간] 11:30~19:00
[휴무일] 매주 월요일
[메뉴] 모리소바 S 사이즈 650엔, 모리소바 보통 사이즈 900엔
